혹시 지금 책상 위에 CCTV 견적서 두세 장이 놓여있으신가요.
한 곳은 30만원, 한 곳은 90만원, 한 곳은 "특가 이번 주까지 19만원".
숫자만 보면 당연히 19만원짜리에 손이 갑니다.
그런데 제가 이 바닥에서 5년 동안 봐온 사장님들 중 열에 여덟은 그 19만원짜리를 계약하고 6개월 안에 후회를 하십니다.
저도 초창기에 다섯 번 정도는 저희 매장에 그런 실수를 했었고요.
오늘은 사장님들이 저한테 상담 전화로 자주 물어보시는 것들, 그리고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다섯 가지 함정을 있는 그대로 정리해 볼게요.
읽다가 "어, 우리 매장 견적서도 이러네?" 싶은 부분이 나오면 그 항목을 형광펜으로 표시해두시면 좋아요.
그거 하나만 잡아도 그 해에 몇십만 원은 아끼실 수 있습니다.
자,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천천히 읽어주세요.
"내가 지금 이 업체 계약하는 게 맞는 걸까?"
"화면은 예쁘던데 정작 사건 터졌을 때 영상은 제대로 나올까?"
"매달 나가는 관제 비용 3만원, 이거 진짜 필요한 걸까 아니면 그냥 통신사 요금처럼 새는 돈일까?"
"3년 약정에 도장 찍었는데 중간에 옆 매장으로 옮기면 위약금 얼마나 나올까?"
이 네 가지 질문, 제가 지난 달에만 이십 통 넘게 받았습니다.
사장님 혼자만 하는 걱정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이 걱정은 대부분 계약 전 딱 30분만 꼼꼼히 확인하시면 90퍼센트는 사라집니다.
아래 다섯 가지만 체크하시면 됩니다.
제가 견적서에서 이 문구를 볼 때마다 속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어디서 뽑아 먹으려고 그러시는지 궁금하네…"
세상에 진짜로 공짜인 서비스는 없거든요.
설치비 0원이면 통상 36개월 약정에 약정 유지 조건이 붙습니다.
그리고 그 약정 안에 위약금 조항이 아주 작은 글씨로 숨어있고요.
제가 실제로 본 사례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치킨집 사장님이 "설치비 무료, 월 2만9천원 관제" 라는 조건에 도장을 찍으셨습니다.
그런데 8개월 만에 매장을 정리하시게 되면서 계약 해지를 문의하셨는데, 위약금이 47만원이 청구됐어요.
계약서 뒷장 아래쪽에 "잔여 약정 기간 관제료의 60퍼센트 + 설치 원가 회수액" 이라는 문구가 있었던 겁니다.
설치비 0원이 사실은 0원이 아니었던 거죠.
= 무조건 뒷장까지 다 넘겨보고 사인.
세 가지만 색칠하시면 됩니다.
첫째, 약정 기간 (12개월인가 36개월인가).
둘째, 중도 해지 시 위약금 계산식 (잔여 개월 × 얼마인가).
셋째, 설치 원가 회수 조항 유무.
이 세 개 다 없으면 그 견적은 진짜로 좋은 견적이고, 하나라도 있으면 총 지출액을 다시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사장님들이 견적 볼 때 가장 많이 놓치시는 부분이 저장 일수입니다.
카메라 화소가 400만 화소, 500만 화소 이런 거는 견적서 맨 위에 큼지막하게 적혀있어요.
그런데 그 영상을 며칠이나 보관하는지는 아주 작게 적혀있거나 아예 안 적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장에서 사건이 터졌을 때 CCTV가 있어도 무용지물인 경우, 십중팔구 이 저장 일수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봄에 편의점 사장님 한 분이 전화를 주셨어요.
"손님 지갑 도난 신고가 들어왔는데, 사건이 3주 전 일이에요. 영상을 뽑아주세요."
확인해 보니 그 매장 저장 용량은 딱 14일이었습니다.
21일 전 영상은 이미 자동으로 덮어써진 뒤였어요.
경찰서에 낼 증거가 사라진 겁니다.
저장 일수는 최소 30일이 저의 기준선이고, 매장 상황에 따라 45일에서 60일까지 권장드립니다.
"저장 일수 30일 미만" = 무조건 패스.
많은 사장님들이 이렇게 물어보십니다.
"우리 매장 15평인데 카메라 몇 대 달아야 해요?"
저는 이 질문에 대수로 답을 드리지 않습니다.
대신에 매장 도면부터 그려보시라고 부탁드려요.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사장님 계산대에서 안 보이는 곳이 어디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대수가 나오거든요.
실제로 카메라 8대를 달았는데도 절도 사건이 잡히지 않은 매장이 있었습니다.
가서 보니 8대가 전부 계산대와 진열대만 찍고 있고, 정작 뒷문 창고 쪽은 완전히 사각지대였어요.
그 뒷문으로 들어와서 창고 물건을 들고 나가는 걸 아무도 못 봤던 거죠.
반대로 카메라 3대만 달았는데도 매장 전체가 커버되는 곳도 있습니다.
= 대수 아니라 각도.
이 한 문장만 던져보세요.
"우리 매장 도면 보고, 사각지대 없이 커버되는지 확인하고 견적 내주실 수 있으세요?"
이 질문에 "네 방문 실측 나갈게요" 라고 답하는 업체는 신뢰할 만하고, "그냥 카메라 대수만 알려주시면 견적 뽑아드릴게요" 라고 답하는 업체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전자는 진짜 보안을 하는 곳이고, 후자는 그냥 하드웨어 파는 곳이거든요.
여기서 저희가 관제 회사인 걸 감안하고 들어주세요.
그럼에도 저는 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관제 서비스라는 게 매달 2~3만원씩 나가는 고정 지출이거든요.
그 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는 매장이 있고, 없는 매장이 있습니다.
저희 관제 계약하기 전에 사장님 스스로 이 질문 세 개를 던져보세요.
첫째, 새벽 시간대(22시~06시) 사이에 매장이 문을 닫나요.
둘째, 매장에 야간 근무자나 잠자는 사람이 없나요.
셋째, 매장 근처 지구대나 파출소까지 도보 10분 이상 걸리나요.
셋 다 예스면 관제 서비스는 정말 도움이 되고, 셋 중 하나라도 노면 굳이 관제까지 안 하셔도 됩니다.
CCTV 녹화만 잘 되어 있으면 사후 대응은 충분하거든요.
"관제 무료" 라는 문구에 혹해서 필요 없는 서비스 3년 약정하지 마시고, 실제로 나에게 필요한지부터 계산해 보세요.
이거 진짜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CCTV 카메라는 설치 후 평균 3~5년 사이에 한 번은 렌즈나 이미지센서가 고장 납니다.
그 때 A/S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견적서에 적혀있으신가요.
대부분의 견적서에 "무상 A/S 12개월" 이라고만 적혀있고 그 이후는 침묵합니다.
그러니까 13개월째부터는 카메라 한 대 교체하는 데 15~25만원이 그대로 사장님 지갑에서 나갑니다.
좋은 업체는 견적서에 이렇게 적어줍니다.
"36개월 무상 A/S, 이후 부품 원가만 청구, 출장비 없음."
이 세 줄이 붙어있으면 안심하셔도 됩니다.
안 붙어있으면 계약 전에 요구하세요.
"이 조항 넣어주시면 계약할게요" 라고 딱 한 문장 던지면 됩니다.
= 안 넣어주면 다른 업체로.
사장님, 진짜로 이 세 문장만 외우고 계세요.
견적 받을 때, 계약서 도장 찍기 전에, 통화 중에 아무 때나 던지시면 됩니다.
업체 반응 보시면 그 업체 신뢰도가 그 자리에서 판별됩니다.
첫 번째 문장 — "위약금 계산식이랑 잔여 개월 표 좀 보내주실 수 있으세요?"
좋은 업체는 즉시 PDF로 보내주고, 이상한 업체는 "그건 계약서에 자동으로 적혀있어요~" 하고 얼버무립니다.
두 번째 문장 — "매장 방문 실측하고 견적 다시 조정해 주실 수 있으세요?"
방문 실측이 가능한 업체가 진짜 지역 기반이고, "그럴 필요 없이 표준 견적으로 나와요~" 하는 업체는 그냥 콜센터 팀입니다.
세 번째 문장 — "A/S 36개월 조항 계약서에 넣어주실 수 있으세요?"
가능하다고 하면 좋은 업체, 안 된다고 하면 애초에 하드웨어 품질에 자신이 없다는 뜻입니다.
계약 전 업체가 진짜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세 가지 검증 방법도 알려드릴게요.
전화 한두 통이면 끝나는 일이니 반드시 확인하고 계약하세요.
하나, 사업자등록번호 조회.
국세청 홈택스(126번) 또는 "국세청 사업자등록 상태 조회" 검색.
견적서에 적힌 사업자번호 넣어보면 "계속사업자" 인지 "휴업/폐업" 인지 바로 나옵니다.
둘, 정보통신공사업 면허 확인.
정보통신공사협회(1544-1120) 또는 홈페이지에서 상호명 조회.
이 면허 없이 CCTV 설치하면 사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상 받기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셋, 방문 실측 요청.
사장님이 직접 매장까지 나오라고 하시고, 도면 그리고 사각지대 확인하는 그 시간에 업체 담당자 얼굴을 보세요.
얼굴 보고 대화 나눠보시면 이 사람이 진짜로 우리 매장 걱정하는 사람인지, 그냥 계약서 도장만 받으러 온 사람인지 5분 안에 감이 옵니다.
제가 이 일 시작하기 훨씬 전에, 아버지가 시장에서 작은 정육점을 운영하셨습니다.
80년대 중반이었으니까, CCTV라는 게 뉴스에나 나오던 시절이었어요.
어느 날 새벽에 정육점 유리문이 깨졌고, 그 안에 있던 삼단 냉장고까지 도둑 맞은 적이 있습니다.
경찰 조사도 며칠 받고, 결국 범인은 못 잡았어요.
아버지가 그 날 저녁에 소주 한 잔 앞에 두고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내가 만약에 그 카메라라는 걸 하나라도 달아뒀으면 이런 일 안 당했을 텐데."
그 때는 어렸으니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
지금 이 일 하고 있으면서 그 말이 자꾸 떠올라요.
사장님들 한 분 한 분한테 저희가 팔고 있는 게 사실은 카메라가 아니라, 그런 새벽의 두려움을 조금 덜어드리는 거라는 걸요.
그러니까 견적서 다섯 장 놓고 고민하시는 사장님을 볼 때마다 저는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긴 글도 쓰게 되네요.
세상은 변했고,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공짜 설치, 무료 관제, 특가 이번 주까지 이런 문구에 흔들리지 마시고, 위 다섯 가지 함정만 피하시면 됩니다.
그거만 지키셔도 사장님 매장은 이미 상위 20퍼센트 안에 드는 안전 매장이 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견적서 놓고 고민되시는 부분 있으시면 댓글이나 전화로 편하게 물어봐 주세요.
저희가 계약을 못 하게 되더라도 사장님이 다른 업체에서 호구 안 잡히시게 조언은 다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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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시큐리티 관제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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