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마포구 골목에서 작은 편의점을 6년째 하고 있습니다.
보안 시스템을 들이기로 결심한 건 작년 가을이었어요.
그 결정이 어떤 30일을 만들었는지, 일기처럼 정리해 봤습니다.
영업 글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 중이신 점주님이 있다면, 한번 참고해 보세요.
설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2시쯤 끝났습니다.
영업은 안 멈췄어요.
손님은 평소처럼 들락날락했고, 기사님 두 분이 천장과 벽을 오가며 카메라를 달았습니다.
점심시간 직전에 컨트롤 패널 시연을 받았고, 비밀번호 등록까지 마쳤습니다.
설치 후 첫 손님이 음료수를 계산하러 왔을 때, 카메라가 카운터를 잡고 있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날 밤 11시에 처음으로 야간 경계 모드를 켜봤어요.
패널에서 "경계 모드 활성"이라는 안내 음성이 흘러나오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6년 동안 셔터를 내리고 집에 가는 길은 늘 한쪽이 불편했거든요.
오늘은 그 불편함이 조금 줄었어요.
다만 다음 날 새벽에 알람이 한 번 울려서, 첫날부터 시스템의 매운 맛을 봤습니다.
실제로 새벽 4시 12분에 알람이 울렸어요.
휴대폰 진동에 깼고, 한참을 멍하게 보고 있다가 앱을 열었습니다.
영상에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매장 후문 쪽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어요.
긴장이 풀리면서 동시에 짜증이 났습니다.
"이런 걸 매일 받아야 하나"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보안업체에 전화했습니다.
관제 요원이 "민감도 조정과 함께 1차 필터링을 활성화해 드리겠다"고 하시더군요.
실은 길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은 시스템이 알아서 거를 수 있는데, 첫 한 주는 학습 기간이라 그렇다고 했습니다.
설명을 듣고 나니 좀 안심이 됐어요.
첫 일주일은 알람이 자주 울릴 거라는 예고도 받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알람이 모두 11번 울렸어요.
그중 사람 관련은 두 건이었고, 나머지는 동물·바람·강한 헤드라이트였습니다.
2주차부터는 학습이 끝나서 알람이 확 줄 거라고 합니다.
저는 매일 휴대폰에 알람 횟수를 메모해 봤어요.
이 데이터가 한 달 후 어떻게 변할지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예상하지 못한 변화도 있었어요.
매장에서 사용하던 카운터 음료 진열대 한 곳에서, 평소 자주 사라지던 단가 5,000원짜리 캔음료가 한 주 동안 한 번도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정말 의외였어요.
저는 손님 중 누군가가 슬쩍 가져갔다고 생각해 왔는데, 카메라 한 대가 그 자리를 잡고 있는 것만으로 그게 멈춘 겁니다.
누가 가져갔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져가는 행동 자체가 사라졌다는 게 컸어요.
2주차에 들어가니 알람이 일주일에 4번으로 줄었습니다.
첫 주의 절반 이하예요.
시스템이 우리 매장 주변의 정상 패턴을 학습한 결과라고 합니다.
새벽에 지나가는 단골 손님의 차량 헤드라이트나, 옆 가게 사장님이 가게 점검하러 들르는 패턴 같은 것들을 거른다고 하더군요.
이런 게 진짜 'AI'가 하는 일이라는 걸 처음 체감했어요.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새벽 3시에 알람이 울렸고, 앱으로 봤더니 모자를 쓴 사람이 매장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고 있었어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관제 요원이 영상을 함께 확인해 주셨고, 5분 후 경비원이 차량 라이트를 켜며 도착했어요.
그 사람은 그대로 도주했고, 다음 날 아침 매장에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3주차에 가장 큰 변화는 제 수면이었어요.
보안 시스템 들이기 전에는 새벽에 두세 번씩 깨서 휴대폰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혹시 매장에 무슨 일 있는 건 아닐까" 같은 막연한 불안이었어요.
시스템 도입 후로는 알람이 안 울리면 매장이 무사하다는 신뢰가 생겼고, 깨는 횟수가 거의 0으로 줄었습니다.
이건 정말 큰 변화예요.
아내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당신이 새벽에 휴대폰 보는 게 줄었네"
이 한마디가 시스템 비용을 정당화한다고 생각했어요.
점주의 잠과 가정의 평화가 보안 시스템과 연결될 줄은 도입 전에는 몰랐습니다.
이런 부분은 광고에 안 나와요.
30일 동안 알람이 총 21번 울렸고, 그중 실제 사람이 매장에 접근한 건 4번이었습니다.
4번 중 침입 시도로 의심된 건 1건이었어요. 위에서 말씀드린 3주차 새벽 사건입니다.
나머지 3번은 단골 손님이나 옆 가게 직원이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통계는 카운터 진열대 음료 분실이 한 달 동안 0건이었다는 거예요.
전월에는 8건이었는데, 단가만 따져도 4만 원 절감입니다.
월 시스템 비용은 9만 8천 원입니다.
음료 분실 절감만으로는 본전이 안 되지만, 새벽 안심·점주 수면·아내 안심까지 합하면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6년 동안 매일 짊어지고 있던 작은 무게가 30일 만에 사라진 느낌입니다.
다음 한 달은 어떨지 또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 중이신 점주님이 있다면, 한 번쯤 30일 직접 체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